정부가 이번에 발표한 종합부동산세는 2001년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하여 과열로 치닫던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고 과세의 형평성을 기하고자 실시하는 세금이다. 그러나 정부가 본래 목적을 두었던 부동산 시장의 안정은 그 목표를 이미 달성했고 이제는 부동산 가격의 급격한 하락이 초래하는 각종 부작용으로 인해 부동산 시장의 경착륙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으로 변화되고 있다.
정부가 보유세는 올리고 거래세는 낮추고자 거래세율을 1∼1.5%포인트 하향 조정했지만 거래세 과표가 기준시가로 바뀌면서 취득·등록세가 내리기는커녕 일부 지역의 경우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부동산 세금을 통해서 소득 재분배와 부동산시장의 안정을 취하고자 했지만,종합부동산세가 도입되면서 재산세 과표기준 변경으로 재산세가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서 세 부담을 가중시켜 부동산 시장의 침체를 가속화시킬 우려가 높다.
올 연말까지 유예하고 있는 1가구 3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세도 다시 유예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에서 부동산시장을 더욱 침체시킬 수 있는 종합부동산세를 서둘러 실시할 필요가 있는가 다시 생각해보아야 한다.
정부가 재산세 부담을 연 50% 이상 증가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발표했지만,이러한 방법보다는 심리적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종합부동산세를 1∼2년 연기하는 묘책이 부동산시장 경착륙을 막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경제가 계속 악화되는 상황에서 가진 자에 대한 세금부담도 좋지만 세금인상이 도를 지나칠 경우 심리적으로 투자를 위축시킴으로써 재투자의 효과가 거의 없는 전답과 임야 쪽으로 자금을 이동시켜 투자자금이 잠기는 부작용이 우려된다.
지금까지 주택에 대한 보유세가 낮았던 문제점이 있기 때문에 재산세의 현실화는 불가피하지만,시장 상황으로 볼 때 실질적인 세금부담보다 심리적인 부담이 큰 종합부동산세는 당분간 유예하는 것이 현명하다. 한쪽에서는 부동산 시장의 경착륙을 막기 위하여 투기과열지구와 주택거래신고지역을 일부 해제하는 시점에 시장에 반하는 정부의 정책이 부동산시장의 불씨를 꺼트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부동산시장이 과열되면 진정시키고,침체되면 부양하는 관리자의 입장이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실수요자들,즉 일반 서민들이 고통받지 않고 내집을 마련하여 살 수 있도록 하는 인도자 역할이 절실하다.
서민들의 주택이 경매로 넘어가고 기존 주택이 팔리지 않아 분양받은 새 집에 이사갈 수 없어 애태우는 분들이 많고 아파트 분양시장에는 찬바람이 불어 미분양이 계속 쌓이고 있다. 이제 시장의 과열을 막는 정책보다는 실수요자와 서민들이 내집을 마련하고 이사가는데 불편이 없도록 하는 정책이 필요할 때이다.
종합부동산세의 실시는 전적으로 찬성하지만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경제를 왜곡하여 서민들에게 고통을 주고 시장을 침체시킬 수 있는 제도라면 한번 더 생각해보아야 한다.
바둑에서 수순의 묘로 인해 똑같은 돌을 놓더라도 수순의 차이에 따라 대마가 죽고 사는 경우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시행을 해서 당장 실효가 없는 제도를 무리하게 진행하여 시장경제를 위축시킬 필요는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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