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신년기획－부동산·건설시장]“올 재테크 재개발·경매 가장 유망”
[파이낸셜뉴스 2006-01-01 15:12]
2006년 병술년(丙戌年) 부동산시장은 어떤 모습일까.
경기 성남 판교 신도시 등의 영향으로 경기 남부권과 서울 강남권 집값이 지난해 상반기 동안 큰 폭으로 올랐다. 참여정부 부동산 대책의 종합판인 ‘8·31 부동산대책’으로 하반기에는 다시 소강상태를 보이는 등 등락을 거듭했던 것이 지난해 부동산 시장의 전형이었다.
물론 지역별, 종목별, 호재별로 국지적인 부침도 반복됐다. 그러나 거래시장은 전반적으로 한산한 상태에서 지난해 부동산 시장은 8·31대책후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8·31 대책의 입법화가 속속 진행돼 ‘약발’이 나타날 것으로 보이는 올해는 어느때보다도 부동산 시장이 안정기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판교신도시 분양과 행정중심 복합도시 토지보상 등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8·31정책의 후속입법이 시행되는 올해 부동산시장은 어떤 모습을 보일지 관심이 높다.
파이낸셜뉴스 건설부동산부가 학계, 연구소, 금융권, 건설사, 부동산업계 관련 전문가 30명을 대상으로 ‘2006년 부동산 시장 전망’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분석했다.
■올해 집값, -1∼-5% 하락한다.
전문가 3명 중 2명은 올해의 집값이 전반적으로 하락하거나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30명의 응답자 가운데 ‘집값이 하락한다’고 답한 전문가는 모두 17명(57%)으로 나타났으며 ‘별 변동 없다’고 전망한 전문가도 4명(13%)으로 집계됐다.
주요 하락이유로는 ▲8?31 대책 후속입법 가시화 ▲실거래가 신고제 정착에 따른 시장 투명화 ▲금리 상승 ▲대출 규제 ▲풍부한 입주량 등을 꼽았다.
대한주택공사 주택도시연구원 김용순 수석연구원은 “무엇보다 정부의 투기억제 의지가 강해 2006년 한해 동안에는 집값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여기에 금리 상승 움직임도 가격을 낮추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집값이 ‘상승할 것’이라는 답변은 9명(30%)에 그쳤다. 집값 상승 이유는 ‘공급 부족’과 ‘풍부한 부동자금’ 그리고 ‘정부의 정책실패에 따른 효과 약화’ 등을 꼽았다.
‘집값 상승 또는 하락 정도’를 묻는 질문에는 16명(54%)의 전문가가 ‘-1∼-5% 정도 소폭 하락’을 점쳤다. 또 ‘1∼5% 정도 소폭 상승’도 12명(40%)으로 많았지만 ‘5% 이상 큰 폭 상승’을 예상한 사람은 하나도 없어 올해 집값 등락폭은 전반적으로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집값 상승 예상시점’을 묻는 질문에는 가장 많은 10명이 ‘2006년 이후’를 꼽아 올해는 가격이 안정되겠지만 올 이후에는 가격이 상승할 수 있는 불안요인이 잠재돼 있는 것으로 예측했다.
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팀장은 “양도소득세 유예기간이 1년까지만 유효하고 각종 규제로 공급 불안이 생길 수 있어 올 이후에 집값 상승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외에도 경기회복 기대감과 정권 말기에 생길 수 있는 레임덕 현상 등도 2006년 이후 집값이 상승할 수 있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아울러 ‘집값 오름폭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곳’으로는 역시 서울 강남권을 가장 많이 꼽았다. 30명 가운데 13명(43%)이 강남권을 추천, 시장 침체속에도 강남 불패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판교신도시의 분양 영향으로 ‘경기 남부권’을 선택한 전문가들도 10명(33%)으로 그 뒤를 이었다.
■참여정부, 부동산 정책은 ‘낙제점’
전문가들은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평균 57점’이라는 낙제점을 줬다. 이는 특히 정부의 정책에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건설사 관계자들은 대부분 답변을 유보한 상태에서 나타난 결과여서 주목을 끈다.
이중에서 가장 후한 점수를 준 사람은 80점, 가장 박한 점수를 준 사람은 10점이었으며 60점과 70점을 준 사람이 각각 6명으로 가장 많았다.
또 ‘참여 정부의 부동산 정책 평가’를 묻는 질문에는 가장 많은 11명(37%)이 ‘잘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매우 잘못하고 있다’ 4명(13%), ‘그저 그렇다’ 9명(30%)으로 총 80%가 부정적인 답변을 했다.
반면 ‘잘하고 있다’는 4명(13%)에 그쳤고 ‘매우 잘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한명도 없었다.
‘현 정부 임기까지 집값 전망’에 대해서는 ‘소폭 인상할 것’이라는 응답자가 15명(53%)으로 가장 많았다. 우리은행 안명숙 부동산팀장은 “공급 확대 등 실질적인 대안이 마련되지 않아 집값이 소폭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부동산퍼스트 곽창석 전무도 “정책의 효과는 단기적이고 장기적으로는 부작용만 양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소폭 하락’이라고 답변한 사람은 9명(32%)에 그쳤다. KTB자산운용 안홍빈 부동산본부장은 “참여정부가 집값을 잡겠다는 의지를 계속 펴고 있어 가격이 오르기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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