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면적으로 제공되는 발코니는 분양가 산정에서 제외된다. 겉으로는 공짜다. 그러나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으랴. 발코니에 건설에 드는 건축비는 다른 항목에 조금씩 분산되어 분양가에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불과 4년 전만 해도 건교부는 발코니 면적을 간이 화단을 포함, 최대 2.3m까지 설치하도록 장려 했었다. 이에 따라 각 건설 회사들은 더 길고 더 폭이 깊은 발코니를 경쟁적으로 설계하기 시작했다. 베란다의 크기에 따라 분양 성사 여부가 결정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소형 아파트의 경우 확장 공사만 하면 거실이 거의 배로 늘어난다. 요즘 입주하는 24평은 발코니 면적을 포함하면 옛날 32평 아파트에 비해 거의 같거나 넓기까지 한 것이다. 결국 늘어나는 발코니 면적만큼 분양가가 상승할 수 밖에 없었다.

분양가 낮춰보려는 의도

이번 발코니에 관한 규제는 얼마 전에 건교부가 분양가를 낮추기 위해 빌트인 품목 들을 제외토록 하는 플러스옵션제(마이너스 분양가)를 도입하도록 한 것과 연장선상에 있다.

그러나 마이너스 분양으로 인한 분양가 인하는 기대한 만큼 크지 않다고 한다. 오히려 마이너스 분양은 입주자의 입장에서 개별적으로 빌트인 품목을 구매할 경우 더 비용이 커질 수 있어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다. 본질을 호도하고 임시방편으로 대책을 내놓으니 결국 피해자는 소비자인 것이다.

이번 규제 역시 겉으로는 불법 확장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하나 발코니가 작아진다고 확장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속내는 표면적인 분양가를 낮춰 보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 불과 1-2년 전만 하더라도 발코니 면적을 전용 면적에 포함하여 양성화하여야 한다는 논의가 있기도 했다.

발코니 면적을 줄여서라도 분양가를 낮출 수 있다면 일단은 건교부로서 대외적으로 발표하는 분양가 인하 수치로는 성공일는지 모른다. 그러나 과연 건축비 산정 항목에도 빠져 있는데 발코니 건설 비용이 줄었다고 분양가가 낮아질 지 의문이다.

언제까지 편의대로 법을 바꿀 것인가. 일관되고 합리적인 법이나 규정의 제정이 아쉽다. 더이상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서민들을 헷갈리게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