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마련으로 삶의 희망을 잡으세요.
1995년 남편의 사업이 잘 안되어서 모든 것을 정리하고 지방에서 용인으로 올라올 때는 빚만 3000만원이었다.
결혼한 지 6년 맞벌이까지 하며 열심히 내조했는데 결과가 빚3000만원이라니 살고 싶은 의욕이 없었다. 4식구가 지내야 할 집조차 구할 돈이 없어 전세금대출 2000만원과 나머지는 월세로 용인 수지 23평 아파트를 구했다.
그 때 용인 수지는 택지 개발을 막 끝낸 후라 사람들은 모두 희망에 가득 차 있었다.
들리는 이야기가 32평 분양가 6500만원 정도였는데 1억이 넘었다고 했고 우리가 세든 아파트는 분양가가 5000만원인데 전세가격이 4500만원 정도이니 분양받은 사람은 횡재했다고 난리였다.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풍덕천 사거리에 서면 저 사람도 집이 있겠지 저 사람은 전세라도 얻을 돈이 있겠지 하고 넋을 놓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큰아이는 초등학교에 다녀 돈이 별로 들지 않았으나 작은 아이는 유치원 종일반에 다녀야되었기 때문에 돈이 많이 들었다. 지출을 줄이기 위해서 작은 아이의 조기 입학을 알아보았더니 가능했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집을 어떻게 마련했는지 듣고는 공책 한권에 계획을 세웠다. 짧게는 한달 길게는 인생 계획까지
수지에서 30살에는 30평 아파트를 40살에는 40평 아파트를 나이와 함께 평수를 넓혀 갈 생각이었다. 그때 나이가 32살이었으니 7년 동안 빚 갚고 30평대 아파트를 장만하려면 얼마만큼의 돈과 계획이 있어야 하는지 꼼꼼히 검토한 후 첫 번째 한 일은 최대한 돈을 아껴 월세를 전세로 바꾸고 급한 빚의 일부를 갚았다. 1997년에 4200만원 전세를 얻고 청약 저축에 가입했다. 가장 쉬운 분양부터 시작하려고 준비를 했다. 그런데 IMF가 왔고 상황이 많이 변했다. 주위에서 1998년부터 아파트 전매가 가능해지면서 분양보다는 분양권을 사는 것이 더 빨리 보다 싼 가격으로 집을 장만 할 수 있다고 권유했다. 마침 IMF 때문에 분양권 가격이 많이 내려서 좋은 기회가 왔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남편의 반대가 극심했다. 가진 돈이 없고 대출을 하려니 은행 이자가 엄청 비싸 대출하기도 무지 부담스럽고 게다가 나라 경제상황이 좋지 않아 아파트 회사가 부도나면 어떻게 하냐고 절대로 못한다고 말렸다. 내가 다 알아서 할 수 있다고 아무리 설득을 해도 막무가내였다. 남편을 설득하는데 6개월이 흘렀다.
도저히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 수지 2지구 진흥아파트 32평 분양가 1억 3000만원짜리를 프리미엄 2500만원에 계약하려고 부동산과 모든 절차를 알아보고 돈도 준비했다. 돈은 지방에 계시는 시댁에서 6000만원을 빌리고 나머지는 은행 대출과 그 동안 모은 돈이었다. 매도자와 약속을 잡고 남편에게 전화를 했더니 화가 잔뜩 나서 남편이 나타나지 않았다. 그 때까지도 남편은 확신이 서지 않아 계약을 하지 않으려고 했다. 1시간 30분 동안 계속 전화를 하니 얼굴이 하얗게 질려 나타나 얼떨결에 계약을 했다. 1999년 4월이었다.
더 나은 방법이 없을까? 인터넷을 매일 검색하고 부동산에도 자주 들렀더니 내가 산 아파트 프리미엄이 5개월 만에 4500만원으로 올랐다고 했다. 그래서 팔고 수지2지구 극동아파트 38평 탑층이 프리미엄 2000만원에 나왔다. 분양가는 1억 7500만원으로 더 비싸지만 2000만원 차익을 남겼기 때문에 추가 비용 2500만원으로 38평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었다.
전세금은 모두 중도금으로 넣느라 집을 줄여서 전세를 얻고 드디어 2000년 5월 은행융자 6000만원을 안고 내 집으로 처음 이사를 했다. 시댁에서 빌린 돈은 나중에 갚으라고 해서
안심이 되었다.
어찌되었건 내 나이 37세에 38평 아파트를 장만했으니 소원을 이루었다.
수없이 많은 사람들로부터 자문을 구했으며 수없이 많은 (정말 수지에는 부동산이 많았다.)부동산을 다녔으며 수없이 많은 경제신문과 부동산 싸이트를 드나들었으며 공사 중인 수많은 아파트를 경비 몰래 올라가 보았다. 전망과 위치를 확인해보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작업이었다. 엘리베이트도 없는 아파트 공사 중인 곳을 18층까지 비지땀을 흘리면서 두려움과 함께 샅샅이 훑었다. 남편과 엄청나게 오랜 시간 집 문제만 나오면 싸웠다. 아파트 입주할 때까지도 남편의 불안은 계속되었으니 말이다.
그때 우리 가족은 노래방에 가면 가족 송으로 들국화의 #;내일은 해가 뜬다#를 눈물과 함께 불렀다
과연 나에게도 내일이 있을까?
늘 그 생각으로 살았다.

집을 장만하고 나니 간이 조금씩 커졌고 부동산을 보는 눈(?)도 조금씩 나아졌다.
대출금을 갚기 위해 돈을 아껴 쓰고 나름대로 자금 계획을 세웠지만 일을 저지르기에는 너무나 종자돈이 적고 남편의 직장 생활도 불안하여 무리하게 진행할 수 가 없었다.
아이들은 점점 커 수입의 1/3이 학원비로 들어갔다. 집 장만도 중요하지만 아이들 교육이 더 중요하다고 늘 생각했다.
그래서 지방에 사는 시댁 돈을 재테크 해 드리기로 결심했다.
2003년 5월, 신봉동 엘지 아파트 1차 분양권을 시어머니 명의로 구입했다. 입주 8개월 전이라 프리미엄(2500만원)도 얼마 되지 않고 대형 단지 대형 평형이라 살기도 좋을 것 같았다. 예상이 적중하여 입주시기가 되니 p가 1억 정도 붙었다.
그러나 이 때(2004년 1월)는 죽전 입주와 신봉지구 7000가구 입주로 인해 매매, 전세 모두가 저조했다. 살고 있는 집을 팔고 죽전이나 신봉동 엘지2차로 갈아타고 싶었으나 매매도 전세도 빠지지 않았다. 5개월을 매도자 우의로 보낸 뒤 겨우 전세로 그 집을 탈출(?)하여 엘지 1차로 들어왔다. 이제는 처음 장만한 집을 팔고 싶어 몸이 달아올랐으나 아무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세대수도 적고 탑 층이라 인기가 없었다.
최선이 아니면 차선책으로 전세금으로 2004년 8월쯤 동탄 신도시 옆 태안 택지 개발지구 분양권(38평) 사는 것으로 결정했다. 4개월을 검색하고 부동산에 문의 한 후 11월경에 p4250만원에 구입했다. 구입하고 나니 한두 달 사이 3500만원까지 내려 조금 더 기다릴 걸 후회가 되었다. 2005년 2월 전세를 주고 등기를 하려니 동탄 2차 분양가의 영향으로 P6000만원으로 다시 올랐다. 안심하고 등기를 했다. 잔금은 전세로 중도금 대출은 집 담보 대출로 겨우 해결했다. 2005년 4월부터 2지구 집 매매 연락이 왔다. 적당한 가격이라고 생각되어 집을 매도했다. 2005년 5월이었다. 팔고 나니 수지에 난리가 났다. 한두 달 사이였다. 지난해 태안 분양권도 바닥에서 사지 못하고 무릎에서 사고 이번 집도 머리에서 팔지는 못하고 어깨쯤에서 팔은 것 같아 속이 상했으나 전문가도 아니고 신봉동과 태안 집값이 많이 올라 스스로를 위로 하며 지내고 있다.

#; 집값은 오를 때가 있으면 내릴 때도 있다. -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오를 때 팔고 내릴 때 사야하고 싸게 사면 곧 이익을 낼 수 있다.
#; 택지 개발지구, 대단지(1000가구이상) 브랜드 회사는 초보자가 선택해서 실패할 확률이 적다.
#; 지방에서 이사 올 때 집값이 너무 낮은 동네로 들어가지 않는다. - 처음은 부담스럽지만 어떻게 든 살아지기 마련이고 학구도 중요하다.
#;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 조급함은 위험을 부를 수 있고 늘 잘 될 것이라 생각하면 정신건강에 좋다.
#; 자기가 살고 있는 동네나 인근이 좋다. - 이사를 많이 다니는 것은 필수인데 아이 학교 전학(중 고등학교)은 자주 다닐 수 없다.
#; 부동산, 인터넷 검색, 주위 분들로부터 정보를 얻는 것은 필수 - 생각은 오래 결정은 과감하게 하는 것이 좋다.

종자돈이 없는 사람이거나 주부가 할 수 있는 집 마련은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는 형이 좋을 것 같다. 한정된 수입으로 교육을 시켜야 하고 (아이 교육은 때를 놓치며 안되고 돈은 때가 없으니) 돈도 좋지만 너무 무리를 하면 그만큼 위험도 크고 삶의 과정도 소중하니까.

시간이 없어 다 못 쓴것 마저 올립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하고 리플 달아주셔서 더 감사하네요.
이상입니다.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