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한 긴급 관계장관회의가 열렸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22일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도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지 않을 것이며, 발표시기를 확실히 밝히기 어렵다고 밝혔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어 있고, 어떤 대책들이 나올지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도 뜨거운 가운데 이번 무기한 연기는 큰 실망이 아닐 수 없다.

닭 모이 주 듯 생각날 때 필요할 때마나 내놓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두고 평가한 후 필요한 정책들을 내놓는다는 것은 현명하다.

하지만 부동산 규제 완화책 소식에 소비자들은 물론 기업들은 기대를 잔득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대에 못미치는 규제 완화책이 나오게 되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 때문에 정책 발표시기와 정책 내용을 신중히 해야 한다. 

부동산 시장은 기대감으로 움직인다. 그런 점에서 이번 대책 발표 연기는 부동산 시장에 기대감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 따라서 거래활성화 대책 발표 시기가 너무 늦어서도 안된다. 대책 발표시기가 늦어버릴 경우 수요자들은 기대감 상실 또는 발표에 대해 무감각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대책 발표 시기가 연기되어 기대감이 더욱 커진 상태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결과가 나올 경우에는 시장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부동산 정책은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실제로 거래 시장을 회복시킬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정책들을 내놔야 한다. 또한 시장 반응에 따라 찔끔찔끔 정책은 없느니 못하다. 그동안 정부의 잦은 부동산 정책 발표 인해 이미 정부에 대한 불신이 커진 상태다. 이런 가운데 향후에는 큰 대책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약발이 안받을 수도 있다. 

또 부동산 정책을 무분별하게 쏟아낼 것이 아니라 정책끼리 연계가 될 수 있는 정책 발표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연장, 양도세 감면 혜택 수도권까지 확대, DTI 등 대출규제 완화 등 많은 대책들이 거론되고 있다. 

이중에서도 거래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DTI 등 대출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이번 대책에서 가장 현안이 되었던 대출규제 완화 등 매수자를 움직일 수 있는 정책은 빠지되 분양가상한제만 폐지가 된다고 가정하자. 

이를 경우, 거래시장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 

분양가상한제 폐지는 자체만으로는 시장에 긍정적이다. 분양가 상한제는 다양하고 질 좋은 주택건설을 제약하는 부분이 있을 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공급저하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 부동산 시장 침체의 주범이었던 대출규제가 빠진 상태에서 분양가상한제가 폐지된 것은 시장을 더욱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 

부동산 시장은 시세 차익에 대한 기대감으로 움직인다. 그나마 시장을 회복시킬 것이란 기대감을 심어줬던 대출규제가 빠지면서 매수자들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또 자금줄이 되는 대출규제가 막혀 있는 상태에서 매수자가 움직이기 힘들다. 

매수자가 없는 상태에서 분양가상한제 폐지로 민간건설업체들의 그동안 미뤄왔던 분양을 속속 진행을 해봐야 미분양 적체현상만 더 가중시킨다. 

또한 분양가상한제 폐지로 분양가 자율화로 분양가가 다소 높게 책정이 될 우려도 있다. 그렇다면 수요자 입장에서는 시장 회복 기대감도 없는 상황에서 비싼 분양가에 분양을 받을 이유가 없고, 시장 침체는 더욱 심각하게 만드는 악순환 반복을 낳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