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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산층, 자산개념 주택 정책 개발 시급 |
| [ 장용동 헤럴드경제신문 편집국장 2010-07-05 ] |
조회수 4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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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자가보유율 70%대 육박
중산층, 자산개념 주택 정책 개발 시급
투기구별하되 강남, 중형 주택보유자 외면 말아야
월드컵 길거리 응원이 우리에게 가져다준 선물은 실로 많다. 대한민국의 역동성과 브랜드를 세계에 알리고 꿈은 이뤄진다는 긍정적 사고방식을 심어준 것만으로도 붉은악마는 일등공신이다.
특히 이념이나 가치, 모든 행동을 좌파적 시각으로만 바라보던 레드 콤플렉스(Red Complex)를 자연스레 지워 붉은색의 굴레를 벗어나게 한 공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일본의 홍(紅)백전을 우리가 청(靑)백전으로 바꿔 부르고 주가상승 전광판을 빨간색이 아닌 파란색으로 표시한 작위적인 옛일이 되레 촌스럽게 느껴질 뿐이다.
시대가 바뀌고 패러다임이 변화하면 사람의 의식과 행동이 달라지고 그에 걸맞은 제도와 정책이 뒤따른다. 부동산 정책도 예외가 아니다.
현재 국민의 가계보유자산 80% 정도가 부동산에 몰려 있고 그중에서 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이 80%에 이른다. 때문에 주택정책이 전 국민의 관심 대상이고 민감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정책=정치’라는 등식을 고려한다면 당연히 중산층과 유주택자를 고려한 주택정책이 나와야 한다. 무주택서민 중심의 정부 정책과 지원이 중요하지 않다는 얘기가 아니다.
주택보급률이 106%에 달하고 자가보유율이 70%(2005년 기준 60.3%)에 육박하는 상황이라면, 투기와 구별하되 1가구 2주택이나 자산개념 등을 고려한 정책개발이 적극화돼야 한다.
지난 2005년 참여정부가 8ㆍ31 대책 수립을 위해 실시한 국내 최초의 주택인식조사에서 재테크 12.1%, 노후자산 9.4%, 자녀유산 1.2% 등으로 나타난 바 있다. 이는 집값 하락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잘 대변해주는 통계로 자산개념이 반영된 주택정책의 필요성을 내포한 것이다.
주거복지와 서민주택난 해소만을 강조, 유효주택수요 추정도 없이 동서남북권에 마구잡이식으로 60만가구의 보금자리주택을 건설하는 계획이 평가절하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거래 실종과 서울 수도권 집값 하락에 대응하는 정부 자세도 마찬가지다. 현재의 과잉공급 여파가 고령화, 베이비부머 은퇴, 경제활동인구 감소 등으로 이어지면서 집값 하락이 가속화한다면 역(逆)자산효과의 부작용이 속출할 수밖에 없다. 일본처럼 경제성장동력까지 상실케 할 게 분명하다.
더구나 가계부채의 50% 정도가 부동산 관련 대출임을 감안하면 자산 디플레이션으로 인한 해악은 심각할 것이다. 그럼에도 시장 작동을 위한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하기보다 4ㆍ23 대책에서 보듯 정부는 폭락이나 붕괴 없이 대세하락기라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금융정책인 총부채상환비율(DTI)이 만능의 주택정책인 양 활용되고 있는데도 진정한 효용성은 제쳐둔 채 금융 건전성만 강조한다. 소득향상과 자산증가에 따라 자연스레 늘어나는 게 가계부채다. 그럼에도 이는 검토대상이 아니라고 제쳐두고 있다.
먹는 것을 해결하기도 힘들었던 지난 70년대에 처음으로 규정된 국민주택규모(85㎡)는 주택시장에서 가장 엄한 잣대다. 인허가나 건축비율, 세제혜택 등이 모두 여기에 맞추어져 있다. 우리의 1인당 주거면적이 7평, 일본 11평, 유럽 선진국 13∼14평, 미국이 21평임을 감안하면 향후 소득증가에 따라 주택규모가 자연스럽게 커질 수밖에 없다.
국민소득 2만달러를 눈앞에 둔 시점이라면 국민주택규모를 개선해야 할 시점이다. 중대형 주택을 찾고 소유한 사람은 대한민국 사람이 아닌 것처럼 대우해서는 안 된다. 중대형 레드 콤플렉스다.
강남도 마찬가지다. 비난과 평가절하를 지양하고 한국판 베벌리힐스 특구라는 유명 단지로 만들고 별도 관리하는 게 옳다. 참여정부 시절 강남특별구 지정을 검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필요한 규제는 강력하게 만들되 그렇지 않은 것들은 과감히 없애 시장기능이 원활히 작동되도록 유도하는 게 시급하다. 주택정책과 관련된 다양한 오해를 내놓고 풀면서 시장과 정책 간의 원활한 소통을 도모하는 것이 주택정책의 실효성과 신뢰도를 높이는 첩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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