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상한제 得인가 失인가

분양가상한제 실시 일주일여를 앞두고 제도 시행에 정부와 건설업계간 입장차가 심해 제도 실효성이 의심받고 있다.

분양가상한제는 아파트 분양가를 건설교통부 장관이 정하는 기본형 건축비 등으로 산정하는 제도로 정부가 민간건설업체의 아파트 분양가 산정에 직접 개입할 수있다. 분양가가 택지·건축비 원가와 연동되기 때문에 원가연동제라 불리기도 한다.

이에 따라 아파트 분양가격은 건교부 장관이 고시하는 기본형 건축비에 택지비를 합산한 금액을 초과하지 못하게 된다. 이 제도는 1989년 처음 실시됐다가 1999년 분양가 전면 자율화 조치에 따라 사라졌다 2005년 8·31 부동산 대책의 후속 조치로 판교신도시에 적용한 이후 공공택지에 한해 현재 시행 중이다.

25일 건교부에 따르면 정부는 1.11부동산 정책 후속조치로 집값 안정을 위해 내달 1일부터 공공택지에 이어 민간택지에 건설되는 아파트에도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한다.

이에 따라 민간택지에서 내달 1일 이후 사업승인을 신청하거나 오는 11월 30일 이후 분양승인을 신청하는 모든 신규 분양 아파트에 적용된다.

건교부 관계자는 현재 민간건설업체들은 신규 분양 아파트를 주변 시세에 비해 비싸게 팔아 그 영향으로 주변 집값이 들썩이고 있는 실정이라며 다음달 약가점제와 함께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면 서민들의 주거안정이 대폭 제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서민주거 안정 효과

분양가상한제가 실시되면 신규 분양아파트의 경우 인근 아파트 시세의 80%선에서 분양가가 책정된다.

이제도가 시행되면 택지비는 감정가액으로, 건축비는 정부가 정한 기본형 건축비가 적용되기 때문에 건설업체들의 택지·건축비 부풀리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건교부 공공주택팀에 따르면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면 아파트 분양가가 현재 수준 대비 15∼20% 가량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정부의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2006년 수도권에서 분양된 한 아파트의 경우 당시 분양가가 ㎡당 454만원 선이었으나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면 분양가가 ㎡당 337만원 선까지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지난해 지방에서 분양된 다른 아파트의 경우 분양가는 ㎡당 260만원 선이었으나, 역시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면 분양가가 ㎡당 203만원 선으로, 분양가가 22% 정도 하락효과를 보였다고 건교부는 설명했다.

박선호 건교부 공공주택팀장은 정부는 일단 분양가를 잡아 두면 주변 집값이 안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같은 정부 정책에 대해 주택업계는 일단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는 △공급량 감소에 따른 주택가격 상승 △시장의 비효율성 △브랜드 가치 불인정에 따른 자본시장의 획일화 등이 주된 이유다.

이에 따라 주택 건설 기피로 인한 주택 시장은 더욱 불안정해 질 것이라게 업계 주장이다.

◇ 주택시장 불안..역효과 날 수도

이용만 한성대학교 교수는 최근 주택분양제도 개편이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에서 분양가격상한제는 퇴행적인 제도라고 지적하고, 신규주택의 공급량 감소에 따른 주택가격 상승, 신규주택 질의 하락, 분양 프리미엄 및 암시장 생성 등과 같은 부작용을 유발한다고 밝혔다.

한국주택협회가 실시한 주택공급량 감소에 따른 주택가격 변화 정책시뮬레이션 결과, 서울시 신규주택의 공급량이 1% 감소할 경우 전체 주택가격은 점진적으로 상승해 7분기 후에는 0.8% 오르게 된다. 또 재건축대상 아파트의 경우 1.2%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주택협회 관계자는 정부의 주택가격통제로 인해 주택건설업체는 정부가 통제하는 가격수준에 맞춰 질 낮은 주택을 공급할 수밖에 없다면서 주택의 질적 하락을 막기 위해서는 브랜드가치를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분양가상한제가 실시되면 △건축비 절감을 위한 건설업체의 값싼 마감재 사용으로 아파트의 품질 저하 △수익성 악화에 따른 건설경기 침체와 과도한 분양권 전매제한 등으로 인한 부동산시장 침체로 국내 경제 전반에 악영향 △주택건설 위축은 공급 축소와 함께 건설 업체 수익성 악화로 이어져 도산 업체 속출 △공급 위축은 기존 아파트에 대한 희소성(稀少性)이 높아져 다시 집값이 상승 등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종성 연세부동산(강남구 대치동) 과장은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면 주변 시세에 비해 분양가가는 틀림없이 낮아진다. 그러나 투기 세력들은 분양가상한제 아파트로 인해 상당한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면서 정부는 분양가상한제 실시로 얻게 되는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동시에 고려해 유리한 방향으로 정책결정을 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한 부동산정보업체가 자사 회원 2천7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분양가상한제가 분양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28.9%가 분양가 인하폭이 5%에 그칠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정부의 주장대로 20% 이상 떨어질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 응답자의 5.4%로 집계됐다.


분양가상한제 실시 일주일여를 앞두고 제도 시행에 정부와 건설업계간 입장차가 심해 제도 실효성이 의심받고 있다. 건교부에 따르면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면 아파트 분양가가 현재 수준 대비 15∼20% 가량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업계는 신규주택의 공급량 감소에 따른 주택가격 상승, 신규주택 질의 하락, 분양 프리미엄 및 암시장 생성 등과 같은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