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없으면 집에가서 빈대떡이나 붙여먹어라 이거지...


“청약가점 높으면 뭐하나，돈이 없는데...”


정부가 장기 무주택자에게 아파트분양 우선권을 주겠다는 취지로 지난달부터 도입한 청약가점제가 시행 초기부터 ‘허점'을 보이면서 실효성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당첨자의 최고-최저 점수의 차이가 너무 커 가점이 낮은 청약자들이 대거 당첨됐기 때문이다. 이는 강도높은 대출규제 등으로 가점높은 장기무주택자들이 청약에 뛰어들지 못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청약가점제가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자금력이 취약한 장기 무주택자들에게 대출규제를 완화하는 등의 자금 통로를 열어줘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견해다. 그 방안으로 소득이 낮은 장기 무주택자들에게 총부채상환비율(DTI) 또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 규제를 완화해 주거나 생애최초주택구입자금 대출 재개 등이 제시되고 있다.


■“가점제보다 자금 마련이 관건”“9년째 무주택자여서 가점 점수가 40점대가 나왔지만 어떻게 3억원 이상의 돈을 마련하냐가 문제다.”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에 사는 주부 윤모씨(42)는 가점제가 시행됐지만 내집 마련 문턱이 여전히 높다고 말했다. 강화된 대출 규제로 자금 마련이 쉽지 않아서다.


현재 서울 등 수도권 투기과열지구에서는 6억원 초과 주택에 대해 40∼50%의 DTI와 LTV 40%가 적용된다. 남편 연봉이 3000만원인 윤씨가 6억원이 넘는 주택을 분양받는다면 주택에 따라 1억3400만∼2억1100만원 정도밖에 대출이 안된다. 5억원짜리 집을 산다고 해도 2억원까지만 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다. 전체 분양대금 중 60% 이상은 자기자본으로 가지고 있어야 집을 살 수 있다는 얘기다.


■장기무주택자 대출규제 완화 필요앞의 윤씨와 같은 장기 무주택자가 가점제를 통해 내집을 쉽게 장만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대출규제를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유주택자와 달리 무주택자가 중소형 주택을 살 때는 LTV를 종전처럼 60%로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유엔알 박상언 사장은 “가점이 높은 사람들은 대부분 자금마련이 어려워 계속 전세로 눌러 앉는 경우가 많다”며 “무주택자에 대해서는 차별적으로 대출규제를 풀어주면 가점제 취지를 더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과 지방투기지역에서 적용되는 대출규제는 주택 소유와 상관없이 일률적으로 적용돼 무주택자들이 상대적으로 ‘차별'을 받고 있다. 10억원을 가진 유주택자와 3000만원짜리 전세를 사는 무주택자가 집을 사면서 받는 담보 대출금액은 동일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지난해 한시적으로 운용됐던 생애최초주택구입자금 대출을 부활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으로 꼽힌다. 삼성증권 김재언 과장은 “생애 첫대출은 무주택자들의 집 장만을 수월하게 하면서도 실수요자 중심으로 거래를 틔어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생애 첫대출은 정부가 국민주택기금으로 ‘부부합산 소득이 3000만원(연 5.7%) 이하인 무주택자'에게 최대 1억5000만원까지 빌려주는 것으로 지난해 총 대출금은 2조5000억원에 달했다.


steel@fnnews.com 정영철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정영철 [] 2007/10/02 17:04:03

Copyright 파이낸셜뉴스 | 이타임즈 신디케이트.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