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신도시 ‘산넘어 산’


서울시의회가 송파신도시 개발예정지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를 위한 의견청취 절차를 지난 10월에 이어 또다시 보류해 다음 회기로 넘겼다.

특히 서울시의회는 건설교통부가 마련한 송파신도시의 교통대책 등 개발계획안에 대해 근본적으로 재검토할 것을 주장하고 있고 주관부처인 건설교통부는 개발 추진을 강행하겠다며 맞서고 있어 정면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이에 따라 연내 개발계획 수립과 토지보상에 들어가려던 정부의 송파신도시 개발 일정에 차질이 생긴 것은 물론 사업자체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관련기사 22면

서울시의회 도시관리위원회는 26일 오전 제33회 정례회의를 열어 서울시가 입안한 ‘도시관리계획(개발제한구역 해제) 결정에 관한 의견청취’ 안건을 보류, 다음 회기로 넘기기로 결정했다.

이 안건은 송파신도시 건설 예정지인 송파구 거여동·장지동 일대 그린벨트 1645㎢를 해제하는 내용으로 송파신도시 건설을 위해 거쳐야 하는 절차다.

시의회 관계자는 “그동안 여러 차례 지적돼 온 송파신도시 개발로 인한 교통문제 해결책 등을 요구했다”면서 “하지만 건교부측에서 내놓은 해결책이 여전히 부족하다고 판단해 의견청취를 다시 연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시의회 도시관리위원회 김덕배 부위원장은 “다음 정권에서 송파신도시 개발계획에 대해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면서 “앞으로 임시회의를 열어 의견청취 일정을 성급히 처리할 계획은 절대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건설교통부는 “서울시의회가 이번 회기인 오는 12월6일까지 의견을 내지 않으면 의견이 없는 것으로 간주해 당초 계획대로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파신도시 건설을 둘러싼 정부간 갈등이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개발 자체가 상당기간 지연되는 것은 물론 차기 정부로 넘어가 자칫 개발계획이 전면 수정되거나 무산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서울시의회가 버티면 연말까지 의견 수렴이 이뤄지지 않아 차기 정부에서 신도시 사업 자체가 재검토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건교부는 당초 지난 9월까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를 위한 시 의견 청취와 개발계획승인 절차까지 마무리지은 뒤 연내 토지보상, 내년 6월 실시계획 승인을 거쳐 오는 2009년 9월 첫 분양에 들어간다는 계획이었다.

/victoria@fnnews.com 이경호 박일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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