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전세값 본격 상승…“집이 없어요”



“전세 값이 2년 전 보다 4000만씩 오른 곳도 있는데, 나왔다 하면 바로 나가요. 지금은 전세를 구하고 싶어도 못 구해요.”(서대문구 연희동 A공인 관계자)

“신혼부부들이 주로 많이 찾는데 데, 여긴 물건이 없어요. 아는 중개업소를 통해 다른 지역으로 연결시켜줄 정도예요.”(성북구 S공인 관계자)

서울 외곽 지역 및 수도권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 매물 품귀 현상이 심화하면서 전세가가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다. 일부에서는 ‘전세 대란’의 전조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전세값 상승세 본격화

26일 한국부동산정보협회에 따르면 가을 이사철을 앞둔 8월 마지막 주 서울 전세가는 전주대비 0.7% 상승, 세배나 뛰었다. 경기도 및 전국 전세가 변동률도 각각 0.06%, 0.05%를 기록해 지난주 상승률의 두 배나 올랐다. 특히 서울 강북권 중에는 은평구(0.20%), 성북구(0.18%), 도심권에서도 종로구(0.29%), 서대문구(0.24%) 등이 최근 몇 달간 가장 높이 오른 한주를 기록했다.

부동산퍼스트 곽창석 전무는 “전세값 상승세는 이제 시작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청약제도 개편으로 주택구입을 미루면서 전세 수요가 늘어나는 반면, 입주 물량은 줄어들고 있는 것이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시간과공간 한광호 사장은 “중소형 전세 매물에 대한 수요는 늘어나는데 공급은 없어 ‘전세대란’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라면서 “중소형 전세가 상승이 매매가 상승을 촉발시킬 가능성도 크다”고 전망했다.

서대문구 연희동 대우아파트의 경우 85㎡(전용 59㎡)형은 1억4000만∼1억6000만원, 138㎡(전용 114㎡)형은 2억5000만∼2억9000만원에 시세를 형성, 최근 한 두 달새 1000만원 가량 올랐다.

인근 대우공인 관계자는 “분양가상한제 이후 신규 분양물량을 저렴하게 구하기 위해 일단 전세로 남아있거나 좀 더 분위기를 보고 기다리겠다는 청약예정자들의 전세 문의가 많다”면서 “전세는 매물부족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성북구에서는 정릉동 중앙하이츠 72㎡ 전세가 1000만원 오른 1억2250만 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인근 삼성부동산 관계자는 “강북 지역 재개발이 활발하면서 수요가 몰리는 반면, 매물이 없어 ‘전세난’에 대한 우려는 기우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서울 외곽지역 전세부족 수도권으로 이동

교통이 양호한 서울 지역에 전세 매물이 부족하자, 수도권으로 전세 수요가 이동하는 현상도 시작됐다.

노원구 중계동 H공인 관계자는 “이곳에 매물이 없어 최근 남양주 쪽으로 전세 매물을 주선해 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주 경기도에서는 이천시(2.01%), 시흥시(0.36%), 동두천시(0.23%), 남양주시(0.21%) 등에서 높은 전세가 상승을 이어갔다.

텐커뮤니티 양지영 팀장은 “서울 외곽지역은 매물도 부족할뿐더러 전세가도 작년 말 이후 많이 올라 수도권으로 밀려나는 전세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뱅크 길진홍팀장은 “실수요자들이 주로 찾는 역세권 소형 전세가격은 계속 뛸 가능성이 높다”면서 “신혼부부나 전세 재계약을 앞둔 실수요자들은 서둘러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jumpcut@fnnews.com 박일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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